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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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

제시 [레늄 산책길] 2026년 7월 23일(목) 26-07-23




분홍색 가운을 입은 우리 봉사자를, 병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마치 천사처럼 여겨주신다.

고마운 일이다.


아픈 환우들을 도와주며 내 쓸모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큰데 말이다. 그러니 그분들을 위한 봉사라기보다 진정한 자족의 시간을 경험하는 거다. 병원을 나서 집으로 돌아오며 다시 한 주를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꼭꼭 마음속에 새긴 다.

'주여, 제 영육간의 건강을 쓸모가 다할 때까지 허락하소서.' 라는 기도문을 옮조리면서 말이다.


가톨릭 병원인지라 정문에 들어서면 일 층에 성당과 성모상이 있어 지나가던 이가 걸음을 멈추고 성호경 긋는 모습을 보게 된다. 성당에서 기도하는 모습과 병원의 기도 모습은 왜 그리 다르게 다가오는지. 각자의 절실함이 느껴져 나도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매일 미사 후. 줄서서 기다리는 신자들에게 신부님께서 강복올 주신다. 지나던 사람들도 그 거룩한 모습에 압도된 듯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저도 저기에 줄 서도 될까요?"

어쩐지 간절해 보이는 그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당연하지요. 어서 서세요."


가능한 일인지 나도 사실 모르지만. 그 환우와 가족들이 신부님의 강복으로 위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예수님께서도 틀림없이 허락하셨을 거라 믿을 뿐이다. 로비 한가운데,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가 허공에 높이 매달려 있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십자가에 매달려 고개를 떨군 예수님의 눈과 마주치며 십자가 상이 왜 저리 높이 달려 있는지 이제야 알 듯했다.


새삼. 아니, 늘 내게 들려주시는 예수님 말씀.

"미카엘라야. 미카엘라야! 너는 내가 사랑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봉사를 명분 삼아 내 심신을 닦아 낼 수 있는 시간, 매주 금요일 오전, 분홍색 봉사 옷을 입 은 나는 병원 로비에서 예수님을 만난다.


– 조영숙 미카엘라, 레늄 평신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