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성체 안에서 만나는 예수님
로마에서 6년동안 지내면서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에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게 정말 특별한 미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저희 수도원 수사들에게 바티칸에서 미사 때 성체 분배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영성체 시간에 성체를 들고 성 베드로 광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자 전 세계에서 온 신자들이 몰려와 성체를 모셨습니다.
처음 하는 성체 분배를 교황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 때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는 정말 큰 은총이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그리스도의 몸” 하며 성체를 분배하면서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손으로 쥐고 있는 제 자신이 그만한 자격도 없고 합당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죄인인 제가 감히 예수님을 손에 쥘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기적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십니다. 저희와 너무나도 함께 하고 싶어 한 몸이 되기를 선택하셨습니다. 바로 음식, 성체가 되어 저희 안에 들어오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저희와 함께 한다는 사실은 맞습니다. 하지만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도 특별합니다. 우리 삶의 목표는 천국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 천국의 삶을 미리 이 땅에서 맛볼 수 있는 순간은 저희가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모실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별한 순간을 우리 카톨릭 신자들은 적어도 매주 한번 미사에 참석함으로써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했을 때 기뻐하셨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저희가 미사에 참석할 때마다 저희와 함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 (루카 22:15).
우리도 성체 안에서 예수님을 맞이할 때 그 어떤 순간보다도 예수님과 가까이 할 수 있고 기쁜 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