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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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

제시 [9월 묵상글] 복음 안에서 만난 나의 예수님 - 김 요한 요한 신부 23-09-20




주님의 나라가 임하소서!

진정한 그리스도 신자의 봉사 정신


우리는 그리스도 신자로서 예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한가지는 성경, 특히 복음서입니다.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는 12사도의 발을 씻어주셨고, 사랑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3, 34).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사랑과 봉사의 모범이 되어주셨으니 우리도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말 그대로 이웃의 발을 씻어줘야 한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마음을 본받아 우리도 겸손한 자세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머니께서 설거지를 하실 때 자녀분들이 도와드리거나, 본당에서 전례봉사를 할 수도 있으며, 다른 신자분들과 함께 복음 전파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봉사는 주님의 사도로서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적봉사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가장 중요한 사랑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의무감을 갖고 봉사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봉사의 핵심인 사랑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 진정한 봉사정신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적인 사랑으로 봉사하는 것 또한 훌륭한 일이지만 그리스도인의 봉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신자로서 진정한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답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1요한 4, 10-11). 


우리가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체험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약 시대에 당신의 신부인 이스라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 먼저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고, 그 사랑에 응답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에게 사랑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교회의 신랑이신 예수님과 이웃을 사랑하려면, 십자가 신비 안에서 속죄 제물이 되신 주님을 만나고 그 분의 사랑을 먼저 체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몇주 전에 저는 영신수련 8일 피정을 했습니다. 제가 지은 죄에 대해 성찰을 하고 제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의 자비와 용서를 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죄인임을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발을 씻어주시기를 원하십니다. 복음을 묵상할 때 우리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고, 이 체험을 통해서 우리도 이웃의 발을 씻어줄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진정한 봉사는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았을 때 예수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죄로 인한 탐욕 때문에 우리들은 주님께 충실하지 못할 때가 있으며, 이를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우리의 발을 씻어주시려고 하십니다. 우리가 먼저 정화되어 주님을 우리 영혼의 왕으로 모신 후에야 비로소 주님께서는 우리를 보내시어 이웃의 발을 씻으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봉사, 즉 진정한 그리스도 신자의 봉사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