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새해를 맞으며 '이순'이라는 60, 그 나이의 의미로 마음이 설렙니다. '이순(耳順 귀가 순하다)' 이제는 들음의 (듣는) 가치를 살피는 적절한 때이기에 한 해를 예비하는 말씀 성구를 "말씀의 종"(루가 1,3)으로 택한 연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레늄 크리스티 공동체에서 한해 성경 통독을 지향하며 첫 장을 넘기는 그날! 저는 이미 통독 중인 성경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는 생각을 굳히고는 갈등을 외면한 채 잠들었습니다.
"The fourth watch of the night"( 마태 14,25)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오셨던 새벽 시간)
그 새벽녘, 잠에서 깨어 무심히 폰을 열어보는데 레늄 단톡 방에 저마다 올린 통독 첫날의 묵상글들!
그것들이 내게 손짓하는 듯, 그리고 내 손을 잡고서 일으켜 세우는 듯 이끌려 성경을 펼쳤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창세 1,3) 말씀과 보내 온 묵상글이 제 귀에 정겨운 계응으로 들리며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 울려오는 말씀 한 줄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신자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테살 2,13)
새벽녘 저에게 일어난 'Word event!' 사람을 통해 호명하시는 주님 음성 임을 깨달으며 기쁘게 응답합니다.
"네!저도 함께 할께요." 무미하게 굳은 맹물같은 생각에 홍조가 피어납니다. '가나의 와인 기적' 누군가는 술 익어가는 소리가 아름답다 했지만 이리 반문합니다. "말씀 익는 소리를 그대는 아는가?" 그 소리의 아름다움을 단번에 일깨워준 최연소 성경 통독 파트너를 소개해 볼까요!
두 살 배기 저의 첫 손자 예로니모, 몇달전 <생애 첫 성경 그림책>을 선물했더니 어느새 블록을 탑처럼 쌓고 무너트리며 어눌한 발음으로 바벨탑 바벨탑 하고 되뇝니다.
아담 ,하와 ,노아 ,골리앗, 다윗, 요셉ᆢ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을 부르며 그림책을 가리키는데 할미 마음이 용 솟음 칩니다.
"보시니 좋았다!"(창세 1) 하신 하느님의 시선 그 눈매가 어떠한지 저는 알 듯 합니다. 매일 한 방울씩이라도 젖어드는 말씀 낙숫물! 그 아래에서 눈을 들어 바라보며(창세 18,2) 하느님의 시선 ,그 빛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새로워지기를 소망 합니다. 말씀이신 하느님과의 동행! 그 발자국 소리, 성경책 넘기는 소리! 그 리듬 안에서 그분은 커지시고 나는 작아지고ᆢ
"흙아! 흙아! 너에게는 어째서 좋은 내음이 나는 거니? 응~~~ 나는 오랫동안 백합을 품고 있었어!"
말씀 품은 먼지의 향기! 입안에 침 가득 고이며 손짓합니다. 함께 품자고ᆢ
"너희는 맛보고 눈 여겨 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시편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