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0대 때 사제의 길을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성소피정을 가게 되었습니다. 피정 첫날 저녁 기도 후 성체조배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성체를 향해 눈을 감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육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평소와 다른 강렬한 느낌을 받아 기록한 내용입니다.
-하느님 체험 내용-
성체가 아주 크게 빛났다. 매우 하얗게 밝고 따뜻한 빛.
황홀한 마음으로 그 빛을 바라보는데 나의 몸이 벗겨지더니 주먹 만한 크기의 빛이 드러났다. 그 빛은 나의 영혼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단숨에 알게 되었다. 내 안의 빛이 그 큰 빛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나의 빛이 그 큰 빛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의 존재를 유지한 채 나는 그 큰 빛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나는 진정한 집에 왔다고 느꼈다.
그리고 지상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매우 완벽하고 꽉 찬 행복을 느꼈다. 하느님의 사랑이었다. 연인과의 사랑, 우정,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사랑이었다.
그 빛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 상태 그 순간으로 정지되었으면 했다. 끝없고 완벽한 사랑의 상태로.
3~40분 정도 지나서 저녁 식사를 위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평소 묵상이나 성체조배를 할 때 30분은 꽤 긴 시간으로 느껴졌지만, 그때 체험은 10분처럼 짧게 느껴졌다.
여기 까지가 성체에서 만난 하느님 체험입니다. 체험을 통해 제가 느낀 것은 이렇습니다.
하느님은 참 사랑이시며 우리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구원 그리고 그곳을 천국이라고 말합니다.
그분께 돌아가는 길을 가장 잘 알려주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이처럼 예수님은 하느님께 돌아가는 방법을 명확하게 알려주십니다. 심지어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에 대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성체로 오시고 성령도 보내주십니다.
참 구원자이신 예수님의 사랑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한다면 감격과 감사가 저절로 나오게 될 것 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의 근원이십니다. 그 사랑 안에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랑의 상태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방법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그분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 체험은 제 인생에서 큰 은총으로 여겨집니다. 체험은 믿음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사건입니다. 그분의 현존을 느낄 수 있기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성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며 기존에 품고 있었던 궁금증들도 해소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이런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천국에서는 영원히 행복하다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아무리 좋은 것도 반복되면 지루할텐데...
하느님 체험 후 저는 천국의 끝자락을 맛보았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원래 갖고 있던 궁금증을 품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아래의 성경 말씀에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이유는,
매주 미사를 드리는 이유는,
성체를 모시는 이유는,
우리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